[일문일답] 발터 카스퍼 추기경,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은 이 시대에 필요한 가르침”


발터 카스퍼 추기경, “신자들은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을 이해했으며, (그 내용에 대해) 이단으로 제기하는 일도 이제 그만둬야”

발터 카스퍼(Walter Kasper) 추기경이 3월 5일부로 85세를 맞았다.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의 명예 의장이자 독일 출신의 세계적 신학자인 카스퍼 추기경은 3월 6일 로마에서 빈첸초 팔리아(Vincenzo Paglia) 대주교와 함께 퀘리니아나(Queriniana) 출판사에서 출판된 자신의 최근 저서 『사랑의 기쁨의 메시지: 형제적 토론(Il Messaggio di Amoris laetitia. Una discussione fraterna)』을 소개할 예정이다. 카스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도적 권고에서 비롯된 토론과 가정 시노드에 관한 후속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의 결실에 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하 카스퍼 추기경과 나눈 일문일답.

카스퍼 추기경님, 추기경님의 저서 첫 페이지에는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이 새로운 가르침이 아니라, 전통에 대한 창의적인 쇄신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전통은 정체된 호수가 아니라, 샘물이나 강과 같은 것입니다. 말하자면, 살아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살아 있는 유기체입니다. 그와 같이 언제나 유효한 가톨릭 교회의 전통은 현재의 구체적 상황 안에서 실행돼야 합니다. 이것이 성 요한 23세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던 쇄신의 의미입니다.”

추기경님 저서의 부제목이 “형제적 토론”입니다. 추기경님께서는 (교황 권고 내용에 대한) 토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쓰셨지만, “(그 내용에 대해) 이단으로 고소하기 위한 여지가 없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이 발표되고 불붙었던 논쟁과 관련해 무엇이 추기경님을 감명시켰습니까?

“무엇보다 먼저 저는 교회 안에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 신랄하고, 너무 강력한 논쟁이 있습니다. ‘이단’은 형식화된 가르침(도그마)을 부정하는 완고한 태도입니다. 혼인성사의 불가해소성(l’indissolubilità)에 대한 가르침은 프란치스코 교황님 편에서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단에 대한 것이라고 말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의도하는지 묻는 것이 항상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다른 사람이 가톨릭 신자라는 것을 전제해야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는 상상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이혼한 이들과 재혼한 이들의 성사 허가에 관한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의 “각주 351항” 논쟁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저서를 통해 이 각주를 성찬례 허용에 관한 트리엔트 공의회 교령의 빛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트리엔트 공의회는 대죄가 아니라 소죄인 경우에, 영성체가 이 죄를 소멸시킨다고 말합니다. 죄는 복잡한 용어입니다. (죄는) 객관적인 규범이기도 하지만, 의도나 인간의 양심도 포함합니다. 참회의 성사(고해성사)에서는, 혹시 정말 대죄가 있는지, 혹은 소죄인지, 혹은 어쩌면 아무 죄도 아닌지, 내적 법정(foro interno)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만일 그것이 단순히 소죄에 불과하다면, 그 사람은 죄를 용서받으며, 성체성사가 허용될 수 있습니다. 이런 입장은 이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가르침과 상응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전임 교황님에 의해 개방된 발자취를 완전히 계승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이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추기경님 생각에는,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이 오늘날의 가정에게 어떤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가정의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이 문헌을 “적용시킬” 수 있겠습니까?

“여기 로마에서도, 기혼자들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미혼자들의 모임을 주관하며 이 사도적 권고를 읽는 몇몇 본당 공동체를 알고 있습니다. 이 문헌의 언어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고차원의 신학이 아닙니다. 이 문헌이 (하느님 백성들에게) 자유의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그리스도교 메시지의 본질을 해석해 주기 때문에, 하느님 백성은 이 문헌에 대해서 매우 만족해하며 기뻐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백성은 이해합니다! 교황님은 하느님 백성과 최상의 계약을 맺었던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익히 아는 바와 같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 즉위 후 자신의) 첫 번째 삼종기도에서, ‘자비”(Misericordia)라는 제목의 추기경님 책을 인용하셨습니다. 추기경님의 견해로는, 가정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왜 자비가 이 교황님에게 그토록 중요했던 걸까요?

“오늘날 우리는 세계에서 전례가 없는 폭력의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결혼생활에서도 많은 상처가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에게는 교회의 동정, 공감, 자비가 필요합니다. 저는 자비가 우리 시대의 표징에 대한 응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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